비스듬히 벽에 기대어 맥주를 마셨다.
눈에도 귀에도 잘 들어오지 않는 영상물을 하나 틀어놓고
예의 이 곳 저곳을 드나들다
고개를 들었다.
4단 서랍장 위의 나루가
웅크리고 앉아,
빠안히 ㅡ 바라보고 있다.
십 년이 지나,
그 즈음도 더 지나,
천수를 다하여 돌아가야 할 곳으로 가버리고 나면
그 때면 나는 어찌해야 할까.
나는 종종 나 스스로가 너무 약해졌다는 생각을 한다.
내일 아침엔 평소보다 더 ㅡ
사람들을 멀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