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같은 행색으로 창가,
자리에 앉아 커피를 홀짝이고 있노라니
그 사이에 눈발은 많이 사그라들어
이제는 매의 눈으로 저 멀리 빛의 등성이를 유심히 바라보아야만이
겨우 몇 알알이 희미하게나마 보일 뿐이 되었다.
그러나 그 마저도 하늘하늘 종이비행기 어디로 흐를 지 모르듯
그렇게 나리는 눈이 아니라
묵직한 얼음덩이라도 하나씩 죄다 가진 양,
찰박찰박 내다꽂는 그런 덩어리들.
얼마나 사는게 빠르고 또 빠른지
특히 이 곳 신촌은
매일 셀 수 없을 만큼의 쓰레기들이 거리로 나 앉고
또 거리로 나 앉아도 금새 다시 치워지고 새로운 쓰레기가 나 앉는다.
두어 시간을 제법 내린 눈과 얼음 그 비스무리한 것들은
사람들의 발과 탈 것들의 인공열에 이미 자취를 감춰버리고 말았다.
내일은 정말 일찍 일어나야지, 그래서 쌓여있는 일들 중 어느 하나의 끝을 잡고 주욱,
당겨보아야지 하는 마음을 안고 이 곳,
학교 앞 스타벅스에 와서 따끈한 커피 한 잔에 한 시간의 시간을 보낸다.
아,
하고 싶은 말들이 정말 많은데
목구멍에서 이리도 나오기 힘들 줄이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