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2am_

Canon A35F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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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인지, 6년인지 정확히 기억을 못 하겠다. 그 즈음 된 것 같다. 코엑스엘 다녀왔다. 정말 오랜만이라고 생각하면서 발걸음을 재촉했는데, 기실 눈 앞의 모든 것들이 그대로였다. 동그랗고 작은 광장. art box. 우동집. 여전히 알 수 없는 미로같은 갈래길. 커어다란 문구점. 그 문구점에서는 100일 휴가를 나왔던 2003년 12월, 필통을 하나 샀었지.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는데, 그 때 내가 샀던 필통은 자그마한 '국방색' 필통이었다. 전역할 때까지도, 그리고 전역하고 나서도 복학해서 계속 썼던 그 필통. 과학원 지하 도서관에서 누군가에게 도둑질 당했던 그 필통. 필통 사던 그 날의 그 모습이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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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Preston엘 가볼 것이다. 그 날들이 점점 기다려진다. 이렇게 덥진 않겠지. 그리고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지도 않겠지. 가장 좋아하는 블레이저와, 은은한 하늘빛 셔츠 그리고 아직 결이 살아있는 면 팬츠, 암갈색 마틴을 신고서 Preston엘 가볼 것이다. 나루가 눈에 밟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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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안 작은 주머니에 넣어둔 필름 두 통. 그리고 지금 물려놓은 카운터가 33을 가리키고 있는 한 통. 주중엔 충무로엘 다녀와야겠다. 전에 없이 내 사진도 몇 컷 담긴 필름이라니. 궁금하면서도, 매일 아침 거울로 보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담겨 있을까 조금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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