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글 1건
2011.04.26 상실의 시대_
상실의 시대_

나의 와타나베는 조금 더 무딘 얼굴에
다소간 헝클어진 곱슬머리,
그러나 지저분해보이지 않는 다부진 체격이었다.
입술은 조금 도톰하다 싶을 정도이며
그다지 높지 않은 콧날에,
땀 흘리는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아
얼굴은 제법 그을렸다.
양치질과 면도에 항상 성의를 다하고
커피와 맥주를 즐겨마시며
토마스 만의 마의 산 같은 문고본을 아무렇게나 집어들어
그만의 30년 룰 안에서
휙휙 읽어나갈 수 있었다.
진심으로 나가사와를 가까이하지 않았으며,
하츠미를 동정했고,
기즈키에게 탄식을 내뱉었다.

나오코가 좀 더 각이 없는 표정이었으면 하고 바랬고,
미도리의 선홍빛 입술이
조금 더 엷었더라면, 아니 차라리
와타나베의 입술과 뒤바꾸었으면 했다.

돌격대의 아침 체조도,
반딧불이 이야기도 볼 수 없었고
레이코 여사의 michelle에는 몰입이 어려웠다.

무엇보다도,
기즈키는 그렇게 '뒷좌석'에서 죽어가서는 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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