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즈음에글 2건
2010.01.04 서른 즈음에 2
2008.09.02 [김광석] - 서른 즈음에
서른 즈음에
31일 오전 10시 반 ㅡ
인천 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열 네 시간을 조금 넘긴 비행의 끝에
Washington Dulles International Airport에 도착했다.
아직 seat belt를 착용하라는 sign에 노오란 불이 들어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곳곳에서 철커덕, 찰칵 소리를 내고,
이미 일어선 사람들,
벌써 짐까지 내리는 사람들 틈 안에 앉아있었다.

아직 한국 시각을 알려주고 있는 손목 시계는 곧 12시, 자정이 될 거라고 알려주고 ㅡ
난 그 순간,
서른이 다가왔음을 온 몸의 피와 살로 받아들였다.

31일 오전에 인천을 출발한 비행기는
열 네 시간을 조금 넘긴 비행의 끝에
지구 반대편, 덩치 큰 사람들의 나라에 나를 내려놓았고
나는 아직 31일 오전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 즈음 되고 보니
단지 조금 돌아온 것 뿐인데,
이 곳에서는 아직 스물 아홉에 머무르고 있는 나를 보게 되었다.

시간은 앞으로만 흐를 뿐인데,
사람들은 그것을 두고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구나.


그렇게
서른이 되었다 ㅡ
[김광석] - 서른 즈음에





누구나
스스로의 나이에 대한 무게는
스스로 감당해 내면서 지냅니다


10대 때에는 거울처럼 지내지요
자꾸 비추어 보고 흉내내고
선생님 부보님 또 친구들


그러다 20대 때쯤 되면
뭔가 스스로를 찾기 위해
좌충우돌 부대끼면서
그러고 지냅니다


가능성도 있고 나름대로
주관적이든 일반적이든 뭐 객관적이든
나름대로 기대도 있고 그렇게들 지내지요


자신감은 있어서 일은 막 벌리는데
마무리를 못해서 다치기도 하고
아픔도 간직하게 되고
그럽니다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서
유리처럼 지내지요
자극이 오면
튕겨내 버리던가
스스로 깨어지던가


그러면서
그 아픔같은 것들이 자꾸 생겨나고
또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면
더 아프기 싫어서 조금씩 비켜나가죠
피해가고


일정부분 포기하고
일정부분 인정하고
그러면서 지내다보면
나이에 ㄴ자 붙습니다
서른이지요


뭐 그때쯤 되면
스스로의 한계도 인정해야 하고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도 뭐 그렇게
재미있거나 신기하거나
그렇지도 못합니다


뭐 그런 답답함이나
재미없음이나 그런 것들이
그 즈음에 그 나이 즈음에
저 뿐만 아니라 또 후배뿐만이 아니라
다들 친구들도 그렇게 비슷한 느낌들을
가지고 있더군요


물러가겠습니다
행복하십시요
아쉬워 마세요, 또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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