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즈음에
31일 오전 10시 반 ㅡ
인천 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열 네 시간을 조금 넘긴 비행의 끝에
Washington Dulles International Airport에 도착했다.
아직 seat belt를 착용하라는 sign에 노오란 불이 들어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곳곳에서 철커덕, 찰칵 소리를 내고,
이미 일어선 사람들,
벌써 짐까지 내리는 사람들 틈 안에 앉아있었다.

아직 한국 시각을 알려주고 있는 손목 시계는 곧 12시, 자정이 될 거라고 알려주고 ㅡ
난 그 순간,
서른이 다가왔음을 온 몸의 피와 살로 받아들였다.

31일 오전에 인천을 출발한 비행기는
열 네 시간을 조금 넘긴 비행의 끝에
지구 반대편, 덩치 큰 사람들의 나라에 나를 내려놓았고
나는 아직 31일 오전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 즈음 되고 보니
단지 조금 돌아온 것 뿐인데,
이 곳에서는 아직 스물 아홉에 머무르고 있는 나를 보게 되었다.

시간은 앞으로만 흐를 뿐인데,
사람들은 그것을 두고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구나.


그렇게
서른이 되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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