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스퀘어 제일카메라글 3건
2012.05.04 세운스퀘어 ㅡ 제일카메라. 2
2012.04.12 匠人
2011.11.05 다시금 ㅡ 8
세운스퀘어 ㅡ 제일카메라.



minolta xg-m의 셔터가 자꾸 고장이다.

그래도 이 분 덕에 조금은 생명연장하지 않았나 ㅡ 싶다.

匠人

ft.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는 애매하기 짝이 없는 단위의 가로줄이 북ㅡ 북ㅡ 그어져있고,

그 앞으로 예닐곱 명의 사람들이 서 있는 모습을 상상한다.

a criminal suspect.

모두 다른 머릿결, 눈매, 피부색, 어깨의 너비, 그리고 제멋대로인 수염들을 가졌어도

정확히 단번에 콕 ㅡ 집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러니까 그 분은 그런 분인거다.


Messi가 왼 발로 트래핑 해 놓은 볼을 수비수의 태클이 날아들기 전에 오른 발 슈팅으로 가져가듯,

오른 손으로 풀어놓는 나사가 채 다 풀리기 전에 왼 손은 새로운 공구를 향하고 있었다.


다행이었고,

한 편으로 존경스러웠다.

다시금 ㅡ




#.
직감이 틀렸다는 말의 에두른 표현일까.
'음 ㅡ 뜯어봐야겠네요'.
각종 공구와 한 몸이 된 듯한 솜씨로 상판과 하판을 모두 끄집어내어
그 자그마한 공간에 박혀있는
복잡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전선들, 회로, 그리고 기판을 만지작 만지작.
몇 분 되지 않아 '콘덴서가 부식되었다'며 자그마한 부품을 교체하였다.
날렵한 손놀림으로 다시금 조립. 미러를 떼내고 내부는 물론 미러까지 청소.
렌즈와 바디 외부도.
노출계는 제대로 작동하는지, 셔터는 다시금 원활한 소리와 감촉으로 제 역할을 해 내는지 점검.
결코 크지 않은 금액을 들였고,
일전의 충무로에서 역시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을 들여 수리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이 곳 스타벅스에서 포트라 160nc를 한 롤 물리고,
셔터를 한 번 날려본다.

브루클린풍자극을 끝까지 읽었고,
밤은 벌써 아홉시의 절반 가량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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