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식당.
얕은 호주머니 사정으로도 한 끼라 부를 법한(어떤 의미에선)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곳.
메뉴 고르기의 쉽지 않은 고민을 덜어주는 곳.
그 어떤 밥집보다도 가까운 곳.
그 곳에서 식사를 마치고
역시 교내 caffe.
따뜻한 커피 한 잔을 함께 하고 나선 바깥 세상은
느리게 느리게 내리는 비로 인하여
형용하기 어려운 음습함이 가득 가득했다.
연구실,
책상에 앉으니
창 밖에선 추적 추적 비가 내리고
아, 얼마나 기다려온 비였던가
살을 에는 듯한 추위야 물렀거라 속삭이면서
얼마나 비를 기다렸던가.
그러나
그간 정 들었던 물건 하나를 떠나보내고
내려앉는 밤,
추적추적 빗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푸욱 ㅡ
가라앉는다.
안녕,
그리고 비.
ㅡ 이천 십 년 일월, 화요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