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온 방을 뒤엎었었다.
책상, 서랍, 책꽂이, 구석 구석 손을 대었다.
그 와중에 발굴한 8년 전 나의 유물.
훈련소에서 지급받은 고무링과 혁대를 전역하는 그 날까지 사용했었다.
군번줄의 줄도 한 번 갈아본 적 없었다.
그런 것을 서랍 속 깊숙한 곳에 넣어두고 일 년에 한 번, 예비군 훈련 때에만 사용했었다.
이젠 쓸 일도 없어졌는데
그걸 못 버리겠다.
이런 저런 훈련 계획들, 업무 일정, 휴가 계획 등을 적었던 수첩도 4개,
정체를 알 수 없는 필름 한 통과 같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