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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포드 대학에서 내게 사기를 치려던 동문이 연구실을 방문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한다) 꼬라지가 보고 싶지 않아 식사를 뿌리치고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었다. 오후는 스타벅스에서 일을 하면서 보낼까 하여 ㅡ 주섬주섬 짐을 챙기다, 문득 반투명한 4단 서랍장 속의 '탐묘인간'이 눈에 들어왔다. 이불더미에 비스듬히 누워 몇 페이지를 읽어내려가는 동안, 그렇게 안아올릴 때마다 싫다고 '응앙'대며 뛰쳐나가던 나루가 어느새 곁으로 와서 누울 채비를 한다. 몸을 동그랗게 말아 내 가슴팍 옆에 와 눕는 나루를 슬며시 껴안았다. 숨소리에 작은 몸이 들썩인다. 그렇게 온기를 머금은 채, 우리는 한동안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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