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rita를 거쳐 Seattle Tacoma airport에 도착, Light link rail과 버스를 경유하여 이 곳, University of Washington 바로 곁의 College Inn에 도착한 것은 이 곳 시각으로 오전 11시 5분이었다. 그러나 인도와 바로 붙어있는 1층, College Inn의 빠알간 나무 문은 잠겨있었고, 인터폰에서는 미리 녹음된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곁에 붙어있던 작은 안내문.
'토요일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오피스를 비웁니다'
너무 오래 깨어있던 탓에, 그리고 캐리어를 끌고 이동한 거리만 족히 잡아 6천 마일. 오후 3시 까지 이대로 길거리에 빠알간 캐리어를 세워두고 기다려야 하나, 고심하고 있던 찰나. 인심좋게 생긴 1층 grocery의 주인이 College Inn에 누가 있나 전화를 해봐주겠단다. 유리창 너머로 왠 작은 동양인 하나가 캐리어를 인도에 세워두고 어리둥절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측은한 마음이 들었는지... 그러나 윗 층엔 아무도 없었고, 다행스럽게도 주인장이 2블럭 떨어진 곳에 있는 Starbucks를 알려주어, 도로 위를 구르는 캐리어의 바퀴 소리와 함께 이 곳 Starbucks에서 caramel macchiato를 한 잔 주문하고는 4시간여를 버텨보기로 한다.
겨우 자리잡은 자그마한 Starbucks, 그 곳의 창가 자리에서 누른 셔터 한 방. 유리창 너머로 우풍이 드나들었고, 나는 실내였지만 목도리까지 칭칭두르고는 버얼건 두 눈을 한 채로 오후 3시까지 그 곳에서 그토록 긴 시간을 '죽이고' 마침내 College Inn에 check-in 하고 만다.
지금 생각해도 첫 날의 이 풍경은
고생길의 시작이었음을 알리는
복선이었구나.
안녕, 시애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