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 때였어.
출국 직전,
7만원을 주고 충무로 모 수리점에서 오버홀을 받은 나의 minolta xg-m.
그러나 문제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음을 이 곳,
몽마르뜨 언덕을 돌아 올라가던 중턱에서 발견했지.
와인딩은 했지만 셔터는 눌러지지 않았고,
그렇게 필름을 뺐다가 ㅡ 다시 끼웠다가 ㅡ
그러면서 날려먹기도 했고.
그 때 그 짜증스러움이,
이 사진을 보면서 지금도 느껴진다.
저기 저 계단 중턱 즈음에서부터
내 쪽으로
커다란 비둘기 한 마리가 곧장 날아들고 있었는데,
그 장면을 담고 싶었는데,
셔터가 눌러지지 않았다고.
:(